사부작 꼼지락
달팽이를 보면 속이 터지는 분들이 있지요? 그 속도가 적응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. 하지만 달팽이를 보고 느리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. 달팽이는 그저 자기 속도대로 가는 것입니다. 자기 속도로 걸어야 숨이 가쁘지 않을 텐데, 우리는 과속에 익숙해져 있기에 늘 숨이 가쁘고 우리를 추월하는 사람들을 보며 눈을 흘깁니다.
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의 때를 분별하며 사는 게 지혜라지요? 전도서 3장을 보면 ‘때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. “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.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”(전 3:1)는 대전제를 제시한 뒤 우리가 살아가는 중에 경험하는 다양한 때를 열거합니다.
무언가를 심을 때가 있는가 하면, 거두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. 세워야 할 때가 있고, 허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.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고, 물러서야 할 때가 있습니다. 전도서 기자는 그렇게 열네 쌍의 때를 교차 배치한 뒤 놀라운 말을 합니다. “하나님은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다”(전 3:11). 우리가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일들은 일어날 만하므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. 사랑할 때도 있고 미워할 때도 있지만, 너무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겠습니다. 문제는 우리가 그 때를 분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.
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것은 좋은 것이고 저것은 나쁜 것이라고 범주화해 놓고, 좋은 게 내게 오면 행복하다고 말하거나 인생이 참 아름답다고 말합니다. 그러다가 좋지 않은 것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 다가오면 인생이 왜 이렇게 힘겹냐고 투덜거립니다.
인생의 지혜는 내게 어떤 때가 다가오든지 그 때 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갖추는 것이 아닐까요?